이번 불면증 극복 프로젝트는 아쉽지만 실패했음을 알립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바로 전 글에서 8시간 숙면에 성공했다고 기뻐하며 기록했었는데 말이죠.
8시간 숙면에 성공한 날이 10월 17일, 7차 시도 때였죠. 하지만 그다음 날부터 다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8차, 9차, 10차 3일간 잠을 제대로 못 잤고 다음 날 코로나19에 걸렸습니다.
일단 이 상태에선 타인을 위해서라도 집 밖에 나가지 않는 게 좋겠죠. 그리고 낮이든 밤이든 약 먹고 졸리면 푹 자는 게 옳을 거란 판단이 들더군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아침형 인간으로 생활 방식을 바꾸려는 본 프로젝트는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밤에 잠들지 못하는 불면증을 극복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에 일찍 잠드는 아침형 인간이 되려는 제 계획은 일단 보류된 셈이네요. 많이 아쉽습니다.
일단 오늘 글에서는 8차, 9차, 10차 기록과 코로나19에 걸린 내용을 아래에 사진과 함께 옮기며 본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1차부터 마지막 10차까지 전철 탑승 시각 정리
10월 08일 1차: 오전 5시 50분
10월 11일 2차: 오전 8시
10월 12일 3차: 오후 2시 33분
10월 14일 4차: 오전 7시 10분
10월 15일 5차: 오전 7시 10분
10월 16일 6차: 오전 6시 34분
10월 17일 7차: 오전 9시 30분 (8시간 숙면 성공)
10월 18일 8차: 오전 8시 05분 (동네 산책)
10월 19일 9차: 오전 7시 (버스 탑승)
10월 20일 10차: 오전 7시 23분
10월 21일 11차: 코로나19로 프로젝트 종료
🔹참고: 본 프로젝트는 매일 새벽 전철을 타고 잘 모르는 동네를 한두 시간 걷다 돌아오는 습관을 들이며, 제 오랜 고질병인 불면증을 치료하려 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비록 10차에서 실패했지만 해당 과정을 처음부터 보시려면 아래 버튼을 클릭해 주세요!
새벽 전철 불면증 극복 프로젝트 8차 기록 -2023년 10월 18일 (수)
오늘은 아침에 전철을 타지 않았습니다. 대신 가볍게 동네 산책을 했습니다. 지난밤에 8시간 숙면을 취한 후라 아침 산책이 매우 즐거웠답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사진을 못 찍었네요.
밤에는 11시 19분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위 사진). 어제 숙면에 성공했고 중간에 낮잠도 자지 않았기에 오늘도 과연 한 번도 깨지 않고 잘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아… 역시 잠이 오질 않네요. 다시 수면 리듬이 원래대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새벽 3시까지 침대에서 몸을 뒤척이다 참지 못하고 거실로 나와서 티비를 틀었네요 (위 사진).
새벽 전철 불면증 극복 프로젝트 9차 기록 -2023년 10월 19일 (목)
결국 거의 잠들지 못했습니다.
할 것도 없고 해서 이른 아침을 먹었습니다. (위 사진)
배는 채웠지만 잠을 못 자서 피곤한 상태로 밖에 나왔습니다.
오늘은 전철 대신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떠날 예정입니다. 위 사진은 맞은편 버스 정류장을 찍은 사진입니다. 이날 비가 좀 왔는데 꽤 멋지게 나오지 않았나요?
정말 오랜만에 버스에 타봤네요. 거기다 이건 전기버스인데 생각해 보니 전기버스는 처음 타본 것 같습니다. 소음도 적고 깨끗한 실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집에서 30~40분 거리에 있는 양주 덕정동에서 내렸습니다. 집에서 그리 먼 지역은 아닌데, 연고가 없어서 이곳은 올 일이 별로 없었던 곳입니다. 술집과 밥집이 연이어 있는 걸로 봐서 나름 먹자골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기는 양주시 덕정동 봉우근린공원입니다. 아파트촌과 상가들 가운데 위치한 아주 작은 공원입니다. 나름 이때 비가 와서 숲길 걷는 느낌도 들고 해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나무들이 내뿜는 음이온이 느껴지는 듯해서 머리도 개운해지는 것 같았고요. 이런 숲속을 매일 거니는 습관도 괜찮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에는 오전 8시 30분경 들어왔습니다. 평소와 달리 꽤 일찍 돌아왔죠. 확실히 어제 한숨도 못 잔 영향이 크네요.
점심을 먹고 잠들지 않으려고 버텼지만, 오후 2시쯤 참지 못하고 잠에 빠졌습니다. 대략 2시간 정도 낮잠을 잤습니다.
밤에는 11시쯤 잠자리에 들었지만 역시 거의 잠들지 못하고 다음날 새벽 5시 10분에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새벽 전철 불면증 극복 프로젝트 10차 기록 -2023년 10월 20일 (금)
새벽 5시 14분입니다. 대충 이 시간이면 잠은 못 자도 배는 고프네요.
사리곰탕면에 냉장고에 있던 장조림 고기를 조금 넣고 끓였습니다. 꽤 맛있네요.
전철은 오전 7시 23분에 탑승했습니다.
일단 방학동에서 내린 후 따릉이 자전거를 대여했습니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는 우이동입니다. 이 동네 역시 제가 태어난 후 거의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입니다.
제가 거주하는 곳에서 그리 멀리 있는 곳은 아니었지만, 연고도 없는 곳이고 딱히 직업이나 기타 이유로 방문할 기회가 거의 없었던 곳이죠.
중간에 편의점에 들러서 달콤한 커피 음료를 하나 마시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우이동 근방을 따릉이 자전거를 타고 배회하다 다시 도봉산역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김근태 기념도서관에 방문하기 위해서죠.
도봉산역에서 등산로 방향으로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동안 제가 몰랐던 걸로 봐서 비교적 최근에 신축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도서관 내부 인테리어가 굉장히 멋집니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눈에 띈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우리말로 수면의 과학이라고 해석하면 되겠죠. 이 책에서는 아침형 인간과 올빼미형 인간은 유전자로 정해지는 거라 개인의 노력으로 상호 간에 전환은 불가능하다는 식으로 나오더군요.
해당 내용을 읽고 약간 놀랐습니다. 그러면 제가 밤부터 새벽에 정신이 맑아지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것이 이미 유전자로 정해진 결과이고, 지금 제가 진행하는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나기 프로젝트도 다 헛된 일이라는 소리가 되잖아요?
일단 그런가 보다 하고 책을 덮었습니다. 저는 제 노력으로 꼭 아침형 인간으로 바뀌는 경험을 하고 싶습니다!
집에는 오전 10시 55분쯤 들어왔습니다.
대략 열흘이 훌쩍 넘도록 본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몸과 마음이 조금 지친 느낌입니다. 평상시 같으면 밤에 잠을 못 잤더라도, 다음날 낮에 꽤 실컷 잤기 때문에 그래도 피곤이 쌓인다는 느낌까지는 없었는데요.
이번에 불면증을 극복하려고 아무래도 낮잠을 예전보다 훨씬 적게 자거나 안 자려는 노력을 지속했기에 피곤이 쌓이게 된 것 같습니다.
이날도 낮에 2시간 정도 잠에 빠진 후 정작 밤에는 1~2시간 잠들었을 뿐, 다시 깨어나서 뒤척이다 다음 날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으로 불면증 극복 프로젝트 종료하다
우이동에 다녀온 날이 10월 20일 금요일이었죠. 그날 오후부터 몸살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토요일, 일요일 모두 본 프로젝트를 수행하지 못하고 집에서 쉬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이틀을 쉬고 10월 23일 월요일이 되었는데 몸살 증상에 차도는 없고, 오히려 목에서 느껴지는 통증과 부기가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기 시작하더군요.
“이게 혹시 코로나19 증상인가?”
집에 있던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로 검사를 해보니 위 사진처럼 2줄이 선명하게 찍히더군요. 위 사진을 보면 T라고 적힌 부분에 줄이 찐하게 보이죠?
집 근처 내과에 방문해서 다시 검사를 받았는데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몸이 꽤 피곤하고 괴로워서 당분간은 그냥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약 먹으면서 푹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결정했습니다.
새벽 전철 불면증 극복 프로젝트는 중단한다!
열흘 넘는 기간 동안 그래도 꾸준히 노력한 자신을 위해서 동네 수제버거집에서 햄버거를 하나 배달시켜 먹었습니다.
목이 좀 아프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몸이 회복되면 새로운 불면증 극복 프로젝트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몸이 꽤 피곤하고 괴로워서 당분간은 그냥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약 먹으면서 푹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동안은 그냥 푹 쉴 생각입니다. 몸이 회복되면 불면증 극복을 위한 프로젝트를 새로 시작할 생각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느낀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집에서 자는 낮잠이었습니다.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아예 낮잠을 못 자도록 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들어올 생각입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